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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송설의 아름다운 여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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목련의 2월 - 이길원

by 송설여행 2017. 12. 9.

 



 

 

목련의 2월

          소망이란

2월 하늘아래 목련꽃 봉오리 같은 것

붉은 산수유 열매

허벅지 자랑하는 조급한 계집처럼

소름 돋는 살결 오그릴 때

칼날처럼 등에 꽂히는 찬바람 맞으며

가슴속에 꽃잎 싸안고 기다리는 것

 

          어느 꽃인들 먼저 피어

바람을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가

어느 꽃인들 따듯한 바람에

꽃 몽오리 못 만들겠나

 

          남해 바람 한줄

얼음 같은 하늘 뚫고 천리 길 달려오면

참았던 울음 와락 터트리듯 그렇게

진달래보다 먼저 피어

웅크린 풀잎과 지친 나무들에게

삶이란 때때로 기대해 볼만하다며

참고 기다리는 맺힌 꽃잎인 것

 

 

-시인 이길원-